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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국내 문화 여행

臥龍 李秉喆불잉걸眞劍 2018. 6. 29. 21:03

국내 문화 여행 

여백의 정취로 마음을 채우다, 담양

여백이 그리울 때가 있다. 쫓기듯 달려온 걸음에 지쳐, 가슴에 쉼표 하나 찍고 싶을 때

  담양으로 훌쩍 떠나보자. 어지러운 속세를 등지고 

자연에서 마음을 닦았던 선비들의 고아한 흔적과 정취가 구석구석에서 숨 쉬고 있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된 공간, 소쇄원

소쇄원으로 들어서는 길 초입에는 대나무숲이 서늘한 운치를 드리운다. 키 큰 대나무들이

일제히 하늘을 향해 도열한 길을 걷다보면 그 서늘한 기개와 청량한 향에 절로 심호흡을 하게 된다.
대숲이 끝나는 곳에서 소쇄원이 펼쳐친다. 소쇄원을 두른 오방색 담장과 대봉대,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건너편에 자리한 광풍각과 제월당의 정경은 얼핏 보면 그지없이 소박하다. 오방색 담장을 따라 원림을 거닐다가 계곡 위에 얹힌 다리를 건너 광풍각의 툇마루에 걸터앉는다. 서걱서걱 대숲을 돌던 바람이 스치고, 오곡문을 지나 흐르는 물소리가 사납던 마음을 씻어 내린다. 광풍각을 돌아 제월당에 오른다. 주인이 기거하며 학문에 정진하는 공간이었다는 제월당의 날렵한 팔작지붕 밑에

우암 송시열이 썼다는 현판과 훗날 성산별곡의 토대가 된 소쇄원 사십팔영이라는 한시들이 걸려있다. 대청마루에 앉아 자연과 사람의 이치가 하나 된 공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팽팽하게

당겨졌던 마음 한켠이 퉁, 하고 무너져 내린다. 비개인 하늘에 뜨는 상쾌한 바람과 달빛이라는 뜻의 광풍각과 제월당이라는 이름은 어지럽던 세상의 일들을 바람과 달빛에 씻고자 했던

선비의 간절한 바람이 아니었을까.
소쇄원을 둘러보았다면, 그림자가 쉬어가는 정자라는 뜻의 식영정에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서하당 김성원이 임억령을 위해 지은 정각이라는 이곳에서는 수백 년 자리를 지켜온 아름드리 나무와 연못, 그리고 오래된 누각의 정취에 취하게 된다. 임억령, 김인후, 송순 등은 당대를

대표하는 문인들이었다. 서하당 김성원은 송강 정철과 함께 환벽당에서 공부하던 동문이라고 한다. 송강은 이곳에서 임억령, 김성원, 고경명 등과 함께 식영정 이십영을 지었고

이는 성산별곡의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담양군 고서면 후산마을에는 명옥헌 원림이 보존돼 있다. 산기슭을 타고 내리는 계류를 이용해 만든 위 연못과 아래 연못 그리고 아래연못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정자로 이루어졌다. 네모지게 조성한 아래 연못 안에 동그란 섬이 있고 못 주변으로 배롱나무가 둘렀다. 한여름을 지나는 동안

이곳은 진분홍의 멋들어진 꽃 잔치가 벌어진다. 여름의 초입에서 아직 꽃은 틔우지 않았지만 담양의 햇살 아래 반짝이는 원림과 누정의 운치를 누릴 수 있다.
이밖에도 송순이 지었다는 면앙정, 정철이 지었다는 송강정 등 시대를 풍미했던

문인들의 정취가 서린 누각이 담양의 구석구석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소쇄원 대나무숲/제월당/부용당

햇살도 쉬어가고 정겹고 편안한 마을, 창평슬로시티

담양은 이름처럼 예로부터 물 좋고 볕이 좋기로 유명한 고장이다. 초여름의 햇살 속에 창평 슬로시티 삼지내마을의 고색창연한 담장길을 거닐면 색다른 운치를 느낄 수 있다. 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듯 낮은 돌담과 기와집이 이어지는 풍광은 고향처럼 정겹고 편안하다. 고샅길 옆으로 맑은 도랑이 흐르고, 길가에는 싱그러운 녹음과 어우러진 붉은 개양귀비꽃이 아른아른 손짓한다. 일제강점기에 항일운동을 펼쳤던 고재선 고택, 고재환 고택 등이 있고, 창평 엿 만들기 등 체험학습도 가능하다.
담양하면 죽녹원, 메타세쿼이아 숲길, 관방제림만 떠오르는 이들이라면 선조들의 풍류와 정취가 골골이 배어있는 담양의 속살을 구석구석 들여다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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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평슬로시티
<출처 : 월간KEP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