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현장

부산자갈치 공동 어시장 사람과 생선

臥龍 李秉喆불잉걸眞劍 2015. 1. 1. 06:56

바다 내음 가득 안고 부산 새벽 깨우는 곳

 

1963년 개장, 전국 최대 어시장 …

시설 현대화 통해 명품 어시장 거듭나

지금의 자갈치시지장이 있는 중구 남포동 4가 일대가

 지금은 동남아의 최대 어시장이 되었지만 

옛날 개항(開港) 당시인 1876년 무렵에는

주먹만한 자갈이 많은 '남진정해수욕장'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이 해수욕장 자갈 밭에 해방 이후 일본에서 귀국한  사람들이 수산물

 노점상을 벌일 때였다. 그때 팔던 어류가 멸치, 갈치, 꽁치 등이어서

이곳 이름을 '자갈'에다 '치'를 더하여 '자갈치'라 하였다.

 '치'란 '이름씨  뒤에 붙어 물고기 이름을 내타내는 말이기 때문이다

자갈치 공동어시장은  "밤 10시부터 작업하고 있다." 지금은 새벽 4시. 꼬박 여섯 시간을 작업하고 있다는 박대웅 작업감독 귀띔이다. 부산공동어시장 운영과 소속으로 어선의 접안

 장소 지정, 생선상자 배열 등 경매 이전 전 과정을 담당한다. 작업자는 대부분 여자분.

쪼그려 앉아 바닥에 풀어 놓은 냉장생선을 어종별로 나누고 크기별로 나눠 생선상자에 담는다. 상자는 20kg정도 담기며 나무 재질이다. 드문드문 보이는 남자 작업자는 갈고리를 들고 다닌다. 작업이 끝난 생선상자를 갈고리로 찍어 어종별로 크기별로 어시장

위판장 바닥에 배열한다.

 

생활력 강한 '자갈치 아지매'의 생활터전

여자 작업자는 연령대가 다양하다. 새댁 나이도 보이고 중장년도 보이고 지긋한 분도 보인다. 나이는 달라도 손놀림만큼은 모두 민첩하다. 하루 이틀 손놀림이 아니다. 어시장 바닥에 언덕처럼 쌓인 생선더미가 이내 바닥을 보인다. 한 작업이 끝나면 앉은걸음으로 슬금슬금 옆자리 생선더미로 옮겨간다. 그래도 작업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위판장에 접안한 제301 문창호가 풀어 놓은 생선은 모두 8천 상자 분량. 고등어가 압도적으로 많다. 오십 명쯤 되는 여자 작업자가 한눈팔지 않고 꼬박 여섯 시간을 일해도 남은 물량은 태산이다.

다른 작업장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1천500상자 물량을 풀어 놓은 바로 옆 작업장에선 스무 명 남짓 되는 작업자가 역시 쪼그려 앉은 채 맡은 일에 열심이다. 새벽 3시, 그러니까 한 시간 전 건너편에 접안한 제52 금영호 작업장에선 칠십 명 남짓 되는 작업자가 고개 한번 들 새 없이 생선을 어종별로 크기별로 생선상자에 담고 있다. 작업 물량은 5천 상자. 문창호보다 적은 물량이지만 6시 경매시간에 맞추기 위해 작업 인원은 더 많다. 여기도 고등어가 압도적으로 많다. 모두 제주해역에서 잡아온 것들이다.

"여기 아주머니들은 추위를 모릅니다." 작업장엔 냉기가 감돈다. 바닥에 언덕처럼 쌓인 게 절반이 생선이라면 절반은 얼음이다. 각얼음 크기의 얼음 더미가 생선과 뒤섞여 작업장엔 냉기가 가득하다. 안 그래도 추운 겨울, 손가락 오그라들고 발가락 오그라들겠다. 갈고리로 나무상자를 찍어 나르는 남자 작업자가 아주머니들을 격려한다. 생활력 강해 추위에도 강하다고. 여기 아주머니들이 바로 '자갈치 아줌마.' 생활력 강하고 날씨에 강하다. 남자라면 5분 10분도 하기 힘들 '쪼그려 작업'을 6시간 넘도록 해내는 것 자체가 경이라면 경이다. 그래도 한겨울 추위에 얼음 냉기에 춥기는 추울 터. 두꺼운 목양말에 장화로 발 시림을 견디고 목장갑에 고무장갑으로 손 시림을 견딘다.

 

해양도시 부산 힘찬 새 출발 상징

배에선 연신 생선을 풀어 놓는다. 큼지막한 그물 바가지로 냉장 보관중인 생선을 떠 대기하는 양배 트럭이나 손수레에 담는다. 양배는 양륙과 배열을 합친 말. 배에서 내리는 것을 양륙이라 하고 위판장 바닥에 진열하는 것을 배열이라 한다. 트럭과 손수레는 곧바로 작업장에 생선을 부리고 다시 대기 장소로 온다. 배가 접안한 시각부터 생선을 죄다 풀어 놓을 때까지 동일 작업이 수십 차례 반복된다. 작업이 다 끝나면 어시장 너른 위판장이 생선이 내뿜는 윤기로 반들거린다. 부산공동어시장에서 다루는 물량은 얼마나 될까? 부산사람이라면 어렴풋이 짐작들 하겠지만 전국 최고다. 하루 16만 상자 위판이 가능하다. 위판장 곳곳에 생선상자가 높다랗게 쌓여 있다. 배가 대는 접안선 길이도 전국 최고다. 1km가 넘어 근해어선 23척 동시 접안이 가능하다.

부산공동어시장이 개장한 해는 1963년. 부산시가 직할시로 승격한 그 해다. 그러기에 부산공동어시장은 직할시 부산, 해양도시 부산의 힘찬 새 출발을 상징하고 벅찬 새 희망을 상징한다. 해양도시 부산이 발전하면서 어시장이 발전했고 어시장이 발전하면서 해양도시 부산이 발전했다. 부산만 발전한 게 아니고 대한민국이 함께 발전했다. 원양어업은 한국 경제성장의 동력. 1960∼70년대 험한 바다 목숨을 담보로 벌어들인 외화가 경제대국 한국의 종자돈이었다. 원양어선 본거지가 부산이었고 부산공동어시장이었다. 한국 수산시장의 메카란 자부심, 1960~70년대 경제성장 원동력이란 자긍심으로 똘똘 뭉친 어시장이 부산공동어시장이다. 여기서 작업한 물량은 지금도 전국으로 퍼져 나가고 외국으로 퍼져 나간다. 판매량 기준 어종별 전국 점유율은 다음과 같다. 고등어 80%, 갈치 20%, 오징어 10%, 삼치와 전갱이 각 50%.

국민생선 고등어. 부산공동어시장 바닷바람과 자갈치 아줌마 손길을 거쳐서

대한민국 밥상을 지킨다. 

                      국민 생선이라       불리는  고등어와 경매             

생선을 실은 트럭과 손수레는 곧바로 작업장에 생선을 내려놓고 다시 대기 장소로 온다. 배가 접안한 시각부터 생선을 모두 풀어 놓을 때까지 동일 작업이 수십 차례 반복된다.

 

매일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 전국으로

"지금부터 경매를 실시하겠습니다." 새벽 6시. 경매 시작을 울리는 종소리가 울리고 드디어 경매 시작이다. 생선이 가득 담긴 나무상자가 위판장 바닥에 운동장 잔디처럼 빼곡하게 깔려 있고 그것들을 경매사와 중매인, 상인이 관중처럼 에워싼다. 한국 최대 규모 어시장답게 중매인이 100명이 넘는다. 중매인 자격은 승계되거나 판매된다. 지금 경매에 참여한 중매인은 10여 명. 중매인을 통하지 않고선 외부 반출이 허용되지 않는다. 경매사가 어디서 어디까지 경매한다고 범위를 정해 신호를 보내자 맞은편 중매인 손가락과 팔이 재빠르게 움직인다. 손가락을 구부렸다 폈다를 거듭하고 팔을 뻗었다 거뒀다를 거듭한다. 알아듣지 못할 말이고 알아듣지 못할 수신호지만 다들 수십 년 베테랑답게 경매는 빠르게 진행된다. 한 번 경매에 드는 시간은 2~3분 정도. 한 군데 경매가 끝나면 다른 데로 우르르 몰려가 종소리 시작과 함께 경매가 새로 시작된다. 박스째 포장 냉동돼 경매되기도 한다.

 

새벽 경매, 부산공동어시장 진풍경

"짬이 없습니다. 5번 열릴 때도 있고 10번 열릴 때도 있습니다." 부산공동어시장 경매는

하루 몇 번 열릴까? 구내매점 주인 말대로 짬이 없다. 고기 물량에 따라

경매 횟수가 달라진다. 시간은 정해져 있어 첫 경매가 새벽 6시,

마지막 경매가 오후 3시 열린다. 그 시간에 맞춰 하역 시간을 조정하고

 작업 인원을 조정한다. 위판장 업무는 일곱 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어선 입항, 양륙과 배열, 어종별 등급별 수량을 확인하는 수하, 경매,

 어대금 지급, 매수대금 징수, 출하다. 생선 주인에게 지급하는 어대금은

경매 30분 후 결제하고 생선을 산 사람에게서 받는 매수대금은

다음날 경매 개시 전까지 받는다.

 

 

                                                                                                 

                         작업장으로 옮겨진 생선을 경매가 시작되기 전                

                      어종별,크기별로 분류해 생선상자에 담는다.                     

 

현대화 사업 통해 명품 어시장 발돋움 계획

출하된 생선은 다양하게 유통된다. 신선도를 유지해 전국으로 팔리기도 하고 가공돼

외국으로 수출되기도 한다. 차떼기로 팔려 시골 장날을 흥청거리게도 한다.

금방 출하된 생선을 싸게 사는 방법이 있다. 어시장 후문 쪽 중도매처리장을 찾으면 된다.

 새벽 6시부터 5시간 정도 반짝 장이 선다. 연근해산 매장과

수입수산물 매장으로 나눠져 있다. 방금 경매된 생선을 다루기에

선도가 뛰어나고 저렴하다. 상자 단위로 판매하므로 개인보다는 친지,

이웃과 공동구매하는 게 좋다. 나들이 삼아 생선 경매도 구경하고 싱싱한 생선을

 싼 값에 사면 누이 좋고 매부 좋겠다. 하늘과 바다가 밝아 오는

부산의 새벽 구경은 덤이다.

"현대화 사업을 통해 글로벌 명품 어시장으로 거듭나겠습니다.

" 현대화 사업은 부산공동어시장 숙원. 2012년 취임한 부산공동어시장

 이주학 사장은 경쟁력 있는 시장, 경쟁력 있는 수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중지를 모으고 심혈을 기울인다. 2015년은 실시설계가 시작되는 등

현대화 사업 원년이 된다.

이주학 사장의 새해 포부랄지 각오다.

 "건물 현대화와 같은 하드웨어적 현대화뿐만 아니라 일본,

노르웨이 등 수산 선진국의 위생적이고 자동화된 위판시스템과 같은

소프트웨어의 현대화도 이룰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해 나가겠습니다."

'새벽을 깨우는 곳'. 부산공동어시장에 따라다니는 애칭이다. 사람이 새벽을 깨우고,

 배가 새벽을 깨우고, 갈매기가 새벽을 깨운다. 새벽이 이른 부산은 활기가 그만큼 넘친다.

부산이 갖는 활기에는 뭐랄까 묵은지 맛이 난다. 오래오래 숙성된 김치에서 나는 신맛은

부산의 건강성이기도 하며 부산의 진정성이이기도 하다. 오래오래 알수록 신맛이 나는

부산과 부산 사람. 그런 부산이 궁금하고 그런 부산 사람이 궁금하다면

이른 새벽 부산공동어시장에 가 보시라. 부산의 새벽 한가운데 서서 그대 스

스로 부산의 새벽이 돼 보시라. 글 동길산 시인    출처:  다이나믹 부산의 부산 이야기 에서

자갈치축제 일본어통번역 자원봉사활동중에 자갈치 아지매와 기념사진

아지매요 가끔씩 자갈치 들렀는데 요즘 어디 있습니까 안보이던데요

혹시 이글 보시면 연락함 해주이소